1일단상
 
 
 
一日斷想을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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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이 고프세요 ?
“선생님 안녕하세요?

3일 전에 설레는 맘으로 사무실에 처음 출근했어요.
신기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대단한 직장에 나기는 사람처럼 왜 그렇게 맘이 요동치는지...“

위내용은 58세의 학생이 제게 보내온 메일의 내용입니다.
이러한 내용을 받을 때면 어렵고 힘들었던 지난날들이 눈 녹듯 사라지고, 가슴 한켠이 뿌듯해옵니다.

  제가 선생님 소리를 듣게 된 건 컴퓨터를 배우고서부터입니다.
그러나 50대에 ‘컴퓨터선생님’ 소리를 듣기까지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습니다. 40대 후반에 남편이 하는 일에 홈페이지가 필요하다고 해서 알아보니 적지 않은 가격에 다달이 관리해주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았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 나도 배우면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수소문해보니 학원비용 또한 적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신문에 정보통신부 지원으로 교육을 저렴하게 받을 수 있는 곳을 알게 되었는데, 홈페이지를 만든다는 것이 한과목만 알면 되는 것이 아니라 HTML, 포토샵, 일러스트, 플래시, 드림위버 등을 알아야했습니다.

기초도 튼튼치 못한데 전문가 과정이라 정말 힘들더군요.
그날 배운 것을 복습하고 자려면 2-3시가 보통이었습니다. 이전까지는 무엇을 배우기 위해 등록하면 중간나이는 되었는데, 컴퓨터 고급과정에서는 고령에 속했습니다.

처음으로 나이든 나를 느꼈고, 젊은 사람들과 배우면서 소외감, 열등감을 느끼기도 했지요. 마음속에 서운함을 느낄 때 마다 ‘열심히 배워서 바깥출입을 못하는 장애인이나 나이든 이들에게 배운 것을 나누리라’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내가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다고, 다른 이를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가르치려면 그에 준하는 자격을 갖추어야했습니다. 자격증 준비를 하면서 한국방송통신대에 지원하여 졸업을 하고, 컴퓨터자격증과 기타자격증을 합해 20여개가 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거짓말처럼 신문에서 장애인방문정보화교육강사를 모집하는 체신청의 공고문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의 ‘선생님’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지원할 때 70세까지였으니 건강만 허락해준다면 70세까지는 일할 수 있겠지요.

때로 사람들은 여행이 가고 싶고, 산에 가고 싶고, 영화를 보고 싶고.....하고 싶은 것을 꿈꿉니다.

저는 색에 대한 그리움, 목마름, 고픔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려서는 예쁜 종이를, 헝겊을 모아 상자에 담아두고 때때로 열어보곤 했습니다.

제가 생활과 시간에 여유가 생기면서 저를 위해 맨 처음 한 것이 수채화를 그리는 것이었습니다. 하얀 도화지에 번지는 물감을 보며 황홀했습니다.  

저는 지금도 포토샵을 열었던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Color Picker창을 열었을 때 클릭만 하면 그 안에 찍혀지던 수많은 색, 색, 색.......미묘한 느낌의 보라, 천박하지 않은 분홍, 신비한 느낌의 푸른초록, 먹고 싶도록 예쁜 주황,......

색에 대한 목마름은 해갈될 수 없는 거라고 생각했던 제게 뜻하지 않게 반가운 세계가 거기 있었습니다. 컴퓨터 안에......

한번 배우고 쓰지 않으면 잊어버릴까봐 다른 이의 홈페이지도 만들고,
책을 사다 공부도 하면서 즐기다 보니 저는 그래픽도 가르치고 OA도 가르치는 ‘컴퓨터선생님’이 되었습니다.

내 마음이 고파하는 것을 채워가면서 내가 가진 것을 가지지 못한 이들에게 나누어 질 수 있는 행복, 저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장애를 가지고 싶어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원하지 않았는데 태어나면서부터, 또는 어느 날 잠깐의 실수로 너무나 힘든 장애를 가지게 됩니다. 그렇게 힘든 이들의 짐을 조금이라도 나누어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고맙습니다.

손을 쓸 수 없어 발로 마우스를 잡고 그림을 그리고,
누워서 일어날 수도 없고 손가락도 쓸 수 없어 주먹으로 자판을 치며 한글을 배우는 그들에게서 저는 치열한 삶의 자세를, 고마움을, 감사함을 배웁니다.

내 마음이 무엇을 기다리는가? 고파하는가? 귀 기울여 보세요.
내 마음이 고파하는 것을 찾아 채우다 보면, 남에게 나누어 줄 수 있는 ‘무엇인가’를 갖게 됩니다. 나누어 줄 수 있는 사람은 일 할 수 있고, 더불어 많든, 적든 수입을 갖게 됩니다.

보람, 만족, 자신감등은 덤으로 얻어지는 즐거움입니다.


'2007 샘터와 함께하는 노동부 수기공모전'   대상

관련기사 : http://www.labor21.com/new_news_view.asp?ca=4300&subCa=4305&num=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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